들어가며
월급날만 기다렸는데 정작 통장은 금세 텅 비어버린 경험, 누구나 한 번쯤 해보셨을 겁니다. 월초에는 여유롭던 잔고가 월말이 되면 바닥나고, 계획했던 저축은커녕 카드 대금 메우기도 빠듯했던 기억 말입니다. 이렇게 돈이 손에 들어왔다 사라지는 마술을 겪으며 우리는 종종 허탈함을 느낍니다. 열심히 일해서 돈을 벌었는데 왜 남는 게 없을까 자책하기도 하지요.
많은 사람들이 새해가 되면 “올해는 꼭 저축을 해보자”고 다짐합니다. 그러나 마음과 달리 실제로 통장을 열어보면 월급은 들어왔다가 생활비와 각종 지출로 순식간에 빠져나가고, 저축으로 남는 돈은 거의 없는 것이 현실입니다. 특히 사회 초년생이나 급여 수준이 높지 않은 분들은 매달 적금을 넣기는커녕 월급날 통장잔고가 바닥나는 경험을 반복하곤 합니다. 왜 이렇게 저축이 어려울까요? 가장 큰 이유는 사람의 의지력과 소비 유혹에는 한계가 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방법이 있습니다. 의지에만 의존하지 않고도 자동으로 돈을 모으는 시스템을 만들어보는 것입니다. 매달 따로 신경 쓰지 않아도 일정 금액이 저절로 저축된다면, 1년이면 어느새 100만 원 이상의 목돈이 모일 수 있습니다. 믿기지 않을 수도 있겠지만, 하루에 3천 원만 아껴도 1년이면 약 100만 원이 된다는 계산이 나옵니다. 그렇다면 하루 3천 원 또는 한 달에 89만 원 정도는 자동으로 떼어 저축해도 생활에 큰 지장이 없겠지요. 한 달에 89만 원씩만 모아도 1년이면 100만 원에 가까운 돈이 쌓이고, 여기에 소소하지만 이자 소득까지 더해지면 실제로는 100만 원을 훌쩍 넘어설 것입니다. 중요한 것은 한 번 결심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그 결심을 꾸준히 실행해줄 시스템을 구축하는 것입니다.
이 글에서는 자동이체만으로 연 100만 원 이상 저축할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하는 방법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어려운 재테크 기법이 아니라 누구나 쉽게 실천할 수 있는 자동이체 활용법과 통장 관리 요령을 단계별로 설명하니, 천천히 따라와 보세요.
① 자동이체의 원리와 심리적 구조
자동이체를 활용한 저축은 말 그대로 돈이 들어오면 곧바로 정해둔 금액을 다른 계좌로 보내 저축하는 방식입니다. 핵심 원리는 간단합니다: “먼저 저축하고 나중에 소비한다”는 재테크의 기본 원칙을 시스템화하는 것이죠. 많은 사람들이 월급을 받으면 이것저것 쓰고, 남으면 저축해야지 하고 생각하지만, 현실에서는 거의 남는 돈이 없습니다. 반대로 월급이 들어오자마자 일정 금액을 먼저 떼어 저축해 버리면, 남은 돈으로만 생활하게 되므로 자연스럽게 소비를 그에 맞춰 조절하게 됩니다. 이런 작은 변화가 가져오는 효과는 큽니다. 예를 들어 미국에서는 직장인의 퇴직연금을 자동 가입으로 전환했더니 저축 참여율이 크게 높아졌다는 연구 결과도 있습니다. 이처럼 환경을 강제로 만들어주면 사람들은 더 쉽게 저축하게 됩니다. 이를 흔히 “선저축 후지출”이라고 부르는데, 자동이체는 이 원칙을 가장 손쉽게 실천하도록 도와주는 도구인 셈입니다.
사실 돈 관리에는 ‘파킨슨의 법칙’이라는 재미있는 현상이 있습니다. 수입이 늘면 지출도 덩달아 늘어난다는 것인데요, 예를 들어 월급이 오르면 신기하게도 그만큼 쓰는 돈도 자연스럽게 많아져서 통장에 남는 돈은 여전히 없게 되곤 합니다. 아무리 소득이 높아져도 저축을 하지 못하는 이유가 바로 이 법칙에 있습니다. 자동이체 저축은 이 파킨슨의 법칙을 거꾸로 이용하여, 일부 돈을 아예 처음부터 없던 것처럼 빼놓음으로써 지출을 억제하는 효과를 냅니다. 그래서 돈이 새어나가는 속도를 줄이고, 오히려 모이는 속도를 높여주는 것이죠.
이러한 자동저축의 심리적 효과는 생각보다 강력합니다. 사람은 보통 눈에 보이는 돈이 있으면 쓰고 싶어지지만, 아예 처음부터 내 통장에 없던 돈이라고 생각하면 크게 아쉽지가 않습니다. 예를 들어 월급이 200만 원인데 그 중 10만 원을 자동이체로 저축하도록 설정했다면, 내 손에 들어오는 돈은 190만 원이라고 여기게 됩니다. 처음 한두 달은 조금 빠듯하게 느낄 수 있어도, 곧 190만 원이 내 실제 수입인 것처럼 익숙해져서 그 안에서 지출을 관리하게 됩니다. 이렇게 저축을 생활의 일부로 자동화하면 일일이 의지력을 발휘할 필요 없이도 소비습관이 저절로 개선되는 효과를 볼 수 있습니다.
자동이체가 가지는 또 다른 장점은 잊어버릴 수 있다는 것입니다. 얼핏 모순처럼 들리지만, 저축을 ‘잊어버린다’는 건 매우 중요합니다. 자동이체를 걸어두면 매달 저축을 따로 신경 쓰지 않아도 진행할 수 있기 때문에, 정신적으로 “이번 달엔 저축을 할까 말까” 고민하거나 유혹을 이겨낼 스트레스가 없습니다. 마치 보험료나 세금이 자동으로 빠져나가듯이, 저축도 그런 고정지출처럼 취급하면 마음이 편해집니다. 그리고 시간이 지날수록 쌓이는 금액을 보고 나면 비로소 자동이체의 진가를 느끼게 됩니다. 처음에는 소액이라 실감이 안 나던 저축액이 6개월, 1년이 지나면서 눈에 띄게 불어나 있고, 그제야 “아, 정말 모이고 있구나” 하고 동기부여를 얻게 됩니다.
정리하면, 자동이체를 활용한 저축 시스템은 인간의 심리적 약점을 보완해줍니다. 돈을 보면 써버리고 마는 우리의 습성을 거꾸로 이용하여, 돈을 보기도 전에 저축으로 빼놓음으로써 저축을 강제하는 셈입니다. 또한 초반에 결심만 하면 이후에는 신경 쓸 일이 거의 없어 꾸준함을 지속할 수 있습니다. 이런 이유로 많은 재테크 전문가들이 “저축은 무조건 자동이체로 먼저 떼어놔라”고 조언하곤 합니다.
물론 자동이체로 저축액을 빼놓으면 그만큼 당장 쓸 수 있는 돈은 줄어들겠지요. 하지만 그 과정을 통해 소비습관이 절제되고, 없어진 돈만큼 소비를 줄이는 창의적인 생존법도 터득하게 됩니다. 결국 남는 것은 잘 관리된 생활습관과 통장에 차곡차곡 쌓인 저축입니다. 이러한 긍정적인 변화를 위해, 이제는 구체적으로 어떻게 자동이체 저축 시스템을 구축할지 알아보겠습니다.
② 실전 적용: 3통장 분리 및 자동 루틴 구축
자동저축 시스템을 효과적으로 운영하려면 통장을 목적별로 분리하는 것이 핵심입니다. 여기서는 가장 많이 활용되는 3통장 체계를 소개하겠습니다. 통장을 세 개로 나누어 관리하면 돈의 흐름을 한눈에 파악하기 쉽고, 자동이체 루틴을 세팅하기에도 용이합니다.
1) 월급통장: 우선 첫 번째 통장은 월급이나 수입이 들어오는 월급통장입니다. 말 그대로 급여를 받는 계좌인데요, 이 통장은 돈이 들어오면 곧바로 다른 곳으로 분배하는 거점 역할을 합니다. 월급통장에 월급이 찍히는 날을 기준으로 자동이체 날짜를 설정해둡니다. 이상적인 것은 월급 입금 직후 같은 날에 자동이체가 나가도록 하는 것입니다. 예를 들어 매월 25일이 월급날이라면, 25일 혹은 26일에 맞춰 저축용 통장으로 일정 금액이 자동이체되도록 설정합니다. 월급통장은 일종의 중앙 허브처럼 생각하면 됩니다. 이 통장에서는 저축액과 생활비가 알아서 갈라져 나가고, 필요한 경우 각종 공과금이나 카드대금 등 고정비도 자동이체로 빠져나가게 설정할 수 있습니다. 즉 월급통장에 들어온 돈은 곧바로 제 몫을 찾아 흩어지도록 만드는 것입니다.
2) 생활비 통장: 두 번째 통장은 한 달 생활비를 관리하는 생활비 통장입니다. 월급통장에서 자동이체로 이 생활비 통장에 매달 정해진 금액이 이체되도록 합니다. 이 금액은 한 달 동안 내가 사용할 예산이 되겠지요. 자신의 소득과 지출 패턴에 맞춰 금액을 설정하면 됩니다. 예를 들어 월급에서 100만 원을 생활비 통장으로 보내도록 했다면, 그 100만 원 안에서 한 달을 생활하는 것입니다. 생활비 통장은 체크카드이나 신용카드와 연결해 두어, 모든 소비를 이 통장에서만 하도록 습관을 들입니다. 이렇게 하면 자연스럽게 한 달치 예산을 초과하지 않게 되고, 통장 잔액을 보면 이달에 얼마를 썼는지 바로 파악할 수 있습니다. 만약 중간에 생활비가 부족해지면 어떻게 할까요? 애초에 너무 타이트하게 예산을 잡지 않는 것이 중요하지만, 부득이하게 모자라다면 그때는 추가로 소비하기보다 소비 습관을 돌아보고 절약할 방법을 생각해보는 계기로 삼는 것이 좋습니다. 생활비 통장을 따로 운용하면 과소비를 막고 소비 규모를 적정선에서 통제하는 효과가 있습니다.
3) 저축통장: 세 번째 통장은 저축통장입니다. 이 계좌는 말 그대로 모으는 돈만 넣어두는 통장입니다. 월급통장에서 생활비와 각종 고정비가 빠져나가고 남은 돈 중에서, 저축으로 정한 금액이 이 저축통장으로 자동이체됩니다. 이 통장에 들어간 돈은 함부로 꺼내 쓰지 않을 돈입니다. 가능하면 인터넷뱅킹이나 스마트폰 앱에서 일부러 숨겨두거나, 통장 출금 카드를 만들지 않고 보는 것만 가능한 계좌로 두면 더 좋습니다. 한 가지 팁을 더 하자면, 저축통장은 주거래 은행과 다른 은행에 만들어두는 것도 고려해보세요. 자주 쓰는 은행 앱에서 쉽게 보이지 않게 되니 돈이 모이는 동안 덜 흔들리고, 충동적으로 인출하는 일을 막는 데도 도움이 됩니다. 저축통장은 여러분의 목표금액을 향해 가는 전용 계좌이므로, 이름을 “비상금 통장”, “여행 자금”, “종잣돈” 등 구체적인 목표를 붙여놓는 것도 동기부여에 도움이 됩니다. 중요한 것은 매달 꾸준히 일정 금액이 이 통장에 들어오도록 유지하는 것입니다. 금액은 처음에는 작게 시작해도 괜찮습니다. 예를 들어 월 10만 원씩 자동이체하면 1년 후 120만 원이 모입니다. 만약 여유가 된다면 월 20만 원으로 늘리면 1년 뒤 240만 원이라는 상당한 금액을 모을 수 있겠지요. 처음부터 무리하기보다는 실천 가능한 최소한의 금액으로 시작해서, 나중에 수입이 늘거나 지출이 줄면 저축액을 늘리는 식으로 조정해가면 됩니다.
이 3통장 분리 전략은 모든 돈의 흐름을 체계적으로 잡아주는 역할을 합니다. 월급통장에서 생활비와 저축액이 자동으로 분리되기 때문에, 번거롭게 계산할 필요 없이도 알아서 예산 배분과 저축이 이뤄집니다. 처음 한두 달은 새로운 시스템에 적응하는 시간이 필요할 수 있습니다. 혹시나 자동이체 날짜에 통장 잔액이 부족하지는 않을까 걱정된다면, 월급통장에 최소한의 잔고를 조금 여유 있게 남겨두는 것도 방법입니다. 예를 들어 생활비와 저축액을 송금하고 5만 원 정도는 남겨두는 식입니다. 그러면 예기치 못한 작은 지출이나 오차에도 대비할 수 있습니다.
실전 예시를 하나 들어볼까요? 가령 월급이 250만 원인 직장인을 생각해봅시다. 이 분은 3통장 전략을 이렇게 세웠습니다: 월급통장(급여입금용) → 생활비 통장으로 매달 150만 원 자동이체 → 저축통장으로 매달 50만 원 자동이체. 나머지 50만 원은 월급통장에 남겨두는데, 거기서 월세와 공과금 등 고정비 약 45만 원이 빠져나가고, 몇 만 원만 비상용 잔액으로 남겨둡니다. 이 시스템으로 운영하면 이 분은 매달 50만 원씩 꼬박꼬박 저축통장에 쌓이게 되고, 1년이면 600만 원의 목돈을 만들 수 있습니다. 또한 150만 원 내에서만 생활을 하게 되므로 혹시라도 전보다 소비습관이 헤퍼졌다면 자연스레 줄이게 되는 효과도 있습니다. 3통장 분리와 자동이체 루틴을 결합하면 이처럼 저축과 소비의 균형을 잡을 수 있습니다.
여기에 한 가지 방법을 더 소개하자면, 저축용 계좌를 아예 은행의 정기적금 상품으로 가입해두는 것입니다. 매달 자동이체로 입금하는 방식을 은행 적금에 적용하면 일반 예금보다 높은 이자를 받을 수 있고, 만기 전에 해지하지 않는 이상 손댈 수 없게 되어 강제저축 효과가 더욱 커집니다. 다만 적금을 들 때는 만기 이전에 인출하면 이자 혜택이 줄어드니, 해당 기간 동안 꼭 필요하지 않을 여유 자금으로 설정하는 것이 좋습니다.
이때 중요한 것은 자동화의 철저함입니다. 모든 흐름이 자동으로 이루어지도록 셋팅해두고 나면, 중간에 사람이 할 일은 거의 없습니다. 가끔 한 번씩 통장들을 점검하여 잘 운용되고 있는지, 저축액을 조금 늘려도 될지 등을 확인하는 정도면 충분합니다. 결국 우리 생활에 이 자동 루틴이 자리를 잡으면, 저축은 “하면 좋고 안 해도 그만”인 선택 사항이 아닌 반드시 지출해야 하는 항목이 됩니다. 이렇게 인식이 전환되면 저축은 더 이상 버겁거나 어려운 일이 아니라 당연한 습관이 될 것입니다. 또한 월급 외에 보너스나 예상치 못한 추가 수입이 생길 때에도, 그중 상당 부분을 저축통장에 바로 넣어두면 저축 속도를 더욱 높일 수 있습니다.
③ 추가 전략: 잔돈 자동저축 기능 활용하기
위의 기본적인 자동이체 시스템에 더해, 잔돈 자동저축 기능을 활용하면 생각지도 못한 군돈을 모을 수 있습니다. 잔돈 자동저축이란 은행이나 핀테크 앱에서 제공하는 서비스로, 결제나 송금 후 남는 잔돈을 자동으로 모아 저축해주는 것을 말합니다. 예를 들어 보통 1,000원 단위로 잔돈을 모으는 설정이 많습니다. 커피값으로 4,300원을 카드로 결제했다면, 1,000원 단위로 맞춰 700원이 자동으로 저축통장이나 별도의 저금통에 옮겨지는 식입니다. 이렇게 하면 내가 5,000원을 낸 셈 치고 700원을 자동으로 저축하는 효과가 있지요. 또, 7,500원짜리 물건을 사면 500원이 저축되고, 10,000원 딱 떨어지는 결제를 하면 잔돈이 없으니 아무것도 안 모이는 식입니다. 소비할 때마다 자동으로 거스름돈을 저축한다고 생각하면 이해하기 쉽습니다. 잔돈을 모은다는 점에서는, 마치 어린 시절 돼지저금통에 동전을 모으던 방식과도 닮아 있습니다.
이러한 잔돈 저축은 거의 티가 나지 않게 돈을 모을 수 있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500원, 700원 이런 식으로 모이니 당장 내 통장에서 큰 돈이 빠져나가는 느낌이 안 듭니다. 그러나 모아놓고 보면 은근히 쏠쏠합니다. 하루 평균 1,000원씩만 잔돈을 모아도 한 달이면 3만 원, 1년이면 36만 원이 됩니다. 만약 카드 사용이 많아서 하루에 2,000원꼴로 잔돈이 저축된다면, 1년 뒤엔 70만 원 이상이 쌓일 수도 있습니다. 이처럼 잔돈도 모이면 돈이 됩니다. 실제로 주변에도 1년간 잔돈모으기로 50만 원 넘게 모은 사례가 있을 정도입니다. 평소 같으면 그저 카드대금으로 사라졌을 돈의 일부가 내 저축으로 돌아오는 것이니, 아주 똑똑한 소비라고 할 수 있겠지요.
실제로 국내 몇몇 은행과 핀테크 업체들에서 이런 잔돈 모으기 기능을 제공하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카카오뱅크의 “저금통” 서비스는 계좌 속 잔돈을 알아서 모아주는 재미있는 기능으로 유명합니다. 토스(Toss)나 일부 시중은행 앱에서도 “잔돈 모으기” 또는 “자동 저축” 옵션을 찾아볼 수 있습니다. 사용 방법은 대체로 간단합니다. 앱에서 잔돈저축 기능을 켜고 기준 금액 (예: 1,000원)과 모을 통장을 지정하면, 이후부터는 알아서 작동합니다. 우리가 할 일은 가끔 잔돈저축 계좌에 얼마나 모였는지 열어보고 흐뭇해하는 것뿐입니다. 이렇게 모인 잔돈들은 별도의 통장에 쌓아두었다가 나중에 목돈을 만들 때 보태거나, 스스로에게 작은 선물을 주는 자금으로 활용해도 좋습니다.
혹시 내가 이용하는 은행에 이런 기능이 없더라도 실망할 필요는 없습니다. 수동으로 잔돈 저축을 실천할 수도 있습니다. 예를 들어 매주 일요일마다 그 주에 카드나 현금으로 쓴 금액을 체크해서, 남은 자투리 돈(예를 들어 총 지출액이 37만 4천 원이었다면 6천 원)을 별도의 저축통장으로 옮기는 식이죠. 약간의 수고가 들긴 하지만, 이 또한 해보면 게임처럼 재미를 느낄 수도 있습니다. 중요한 건 큰 금액이 아니라도 일정한 규칙으로 자투리 돈을 계속 모은다는 점입니다.
잔돈 자동저축은 앞서 만든 저축 시스템에 플러스알파를 더해주는 보조 수단입니다. 이걸 활용하면 연 100만 원 저축은 더욱 쉬워집니다. 가령 매달 8만 원씩 자동이체로 저축하면서 잔돈저축으로 1만 원 정도를 추가로 모은다고 하면, 1년에 약 108만 원을 저축하게 되는 셈입니다. 평소 같으면 흘려보냈을 돈까지도 챙겨 저축하니, 스스로 뿌듯함도 커지고 돈 모으는 속도도 빨라집니다.
마무리하며
지금까지 자동이체를 활용해 어떻게 연 100만 원 이상의 저축을 달성할 수 있는지 살펴보았습니다. 결국 핵심은 저축을 생활 속에 자동으로 녹여내는 것입니다. 처음에는 다소 번거롭게 느껴질 수 있지만, 한 번 시스템을 만들어 놓으면 이후에는 알아서 굴러가기 때문에 마음이 한결 편해집니다. 자동이체를 활용한 “선저축 후지출”의 생활화, 3통장 분리를 통한 체계적인 자금 관리, 그리고 잔돈 자동저축 같은 똑똑한 부가 기능까지 더하면, 어느새 금전적 여유가 생긴 자신을 발견하게 될 것입니다. 여기에서 멈추지 말고, 이렇게 모인 돈의 의미를 곱씹어 보세요. 비록 1년 동안 모은 금액이 100만 원 남짓이라고 하더라도, 그냥 두었으면 사라졌을 돈이 통장에 남아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정말 큰 의미가 있습니다. 이렇게 만든 종잣돈은 이후 투자에 활용하거나 더 큰 저축 목표의 출발점이 되어줄 것입니다.
중요한 것은 지금 바로 시작하는 것입니다. 아무리 좋은 방법이라도 행동으로 옮기지 않으면 소용이 없습니다. 혹시라도 아직 통장이 하나뿐이라면, 이번 주말에 시간을 내어 급여통장 외에 생활비 통장과 저축통장을 하나씩 개설해보세요. 그리고 월급의 일부를 자동이체로 저축하도록 오늘 설정해두세요. 처음에는 5만 원이든 10만 원이든 상관없습니다. 중요한 건 저축을 실행에 옮기는 그 행동 자체입니다. 작은 성공이 쌓이면 자신감이 붙고, 나중에 더 큰 금액도 저축할 수 있게 될 것입니다.
이제 더 이상 “돈을 모아야지”라고 생각만 하지 말고, 직접 자동저축 시스템을 갖춰 실천해보세요. 당신도 모르는 사이에 통장에 돈이 쌓이고, 1년 후에는 지금보다 훨씬 든든한 재정을 손에 넣고 있을 것입니다. 늦출 필요가 없습니다. 만약 지금 바로 시작한다면, 1년 후 당신은 통장에 100만 원 이상이 모여 있는 모습을 보게 될 겁니다. 그때 가서야 오늘 자동이체를 시작한 자신에게 분명 고마움을 느낄 수 있을 것입니다. 바로 지금이 시작하기에 가장 좋은 때입니다. 그리고 혼자 시작하기가 막막하게 느껴진다면, 가족이나 친구와 함께 자동저축을 시작해보세요. 옆에서 서로 응원해주면 더욱 즐겁고 꾸준하게 오래 지속해 나갈 수 있을 것입니다. 지금 당장 작은 금액이라도 자동이체를 설정하고 저축을 시작해보세요!